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부유식 액화천연가스(Floating Liquefied Natural Gas,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의 채굴, 정제, 액화, 저장, 출하까지 모든 과정을 한 곳에서 완결하는 첨단 해양 설비다. 기존에는 해상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 플랜트로 운송한 뒤 처리해야 했지만, FLNG는 가스전 인근 해상에서 모든 공정을 수행해 시간과 비용, 환경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세계 최초의 상업용 FLNG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Petronas)가 발주하고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설비로, 2016년 말레이시아 해상에서 첫 LNG 생산에 성공했다. 이후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호주 '프렐류드(Prelude) FLNG' 등 초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등장하며, FLNG는 해양 가스 산업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했다. 이들 설비는 길이 365~488m, 폭 60~74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연간 수백만 톤의 LNG를 생산·저장할 수 있다.
FLNG의 가장 큰 장점은 육상 설비 건설이 어려운 원격지·중소규모 해양 가스전 개발에 최적화됐다는 점이다. 해저 파이프라인이나 대규모 육상 플랜트가 필요 없고, 가스전 고갈 시 다른 가스전으로 이동해 재사용할 수 있어 자산 활용도가 높다. 또한, 환경·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에서도 사업 추진이 가능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유연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FLNG는 초기 투자비와 건설 기간이 육상 설비 대비 짧고, 오지 개발에서 초과 비용 발생 가능성이 낮다. LNG 수요 증가와 함께 소규모 LNG 생산 및 벙커링(선박 연료)용 FLNG 개발도 활발하다.
환경 규제와 안전성, 첨단 계장·제어 기술, 계류 시스템 등은 FLNG 설계·운영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에는 AI, 디지털 트윈 등 신기술 접목으로 안전성과 효율성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FLNG는 앞으로도 심해·원격지 가스전 개발, 글로벌 에너지 전환, LNG 벙커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바다 위 LNG 공장’이라는 별칭답게, FLNG는 해양 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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