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윤철순 기자] ‘세계의 공장’ 중국이 AI 산업 급부상에 따른 폭발적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재생에너지 용량 500기가와트(GW)를 국가 전력망에 추가하는 기록적인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중국이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기후목표 이행을 가속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재생에너지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망은 중국 국가전력망에너지연구소가 지난 4일 발표한 공식 보고서에 기반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추가될 500GW 중 140GW가 풍력에너지, 380GW가 태양광 발전에서 공급될 예정이다. 풍력 추가분만 놓고 보면 이는 세계 최대 수력발전소인 삼협댐 용량의 약 6배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대비 풍력 77%, 태양광 35.5% 증가한 규모로 중국이 연간 재생에너지 설비 500GW를 넘어서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AI, 전력 쓰는 괴물”...청정에너지로 산업 생태계 안정화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는 향후 5년간 연평균 45.2% 성장률이 예상되는 데이터센터 산업이 요구하는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 소요되는 초고성능 컴퓨팅 자원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며 이로 인한 에너지 부담을 청정에너지로 상쇄하려는 중국의 전략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런 변화는 2030년 탄소배출 정점,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이중 탄소 목표’와도 맞물려 중국의 중장기 산업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중국에서 풍력 발전단지 본 적 없어”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서명하면서 “중국은 95%를 풍력 터빈으로 만들지만 나는 중국에서 풍력 발전단지를 본 적이 없다”고 발언한 직후 나와 더욱 대비된다.

트럼프는 이 발언에 이어 “왜 그럴까요? 누군가 확인해 보세요”라고 언급하며 중국의 재생에너지 실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신규 태양광 발전 용량의 61.5%, 풍력에너지 발전의 70.5%를 차지했다. 5월 기준 중국의 누적 태양광 발전 설비는 1080GW, 풍력은 570GW에 달한다.
◇기술패권까지 노린다...美는 세액공제 축소로 ‘자충수’
반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축소 법안으로 태양광·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미국청정전력협회는 “해당 법안으로 인해 청정에너지 업계가 최대 70억달러 규모의 세금 부담에 직면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SCMP는 “중국이 재생에너지 기술과 제조 역량에서 이미 세계적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국내 에너지 전환 가속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력망의 청정성과 안정성이 AI 산업 경쟁에서 핵심 요소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릴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전략은 기후 대응 넘어 산업 지배력 확보”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움직임이 단순히 환경적 대응을 넘어 차세대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입을 모은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탄소 감축과 전력 안정이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면서, AI·반도체·전기차 등 전력 집약적 첨단산업의 성장 토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청정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중국과 미국이라는 두 기술 패권국의 방향 차이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재생에너지를 앞세워 미래 산업 주도권을 본격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시점에서 미국의 정책 후퇴는 기술 주도권의 변곡점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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