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LNG 운반선 운임이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뒤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최근 다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주요 원인은 아시아 수요 부진과 대규모 LNG 액화 프로젝트의 공급 증가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해상 운송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아시아로의 LNG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2분기 수입은 전년 대비 22% 급감해, 수요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역시 상반기 수입이 25% 감소하며 LNG 해상 운송 물동량의 중축 역할을 하던 아시아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드류어리(Drewry)의 LNG 수송 애널리스트 프라틱샤 네기(Pratiksha Negi)는 “3분기에도 고효율 선박 기준 LNG 운임은 계절성 반등에도 불구하고 지속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기준 3만 8천 달러 수준의 평균 운임은 수요 위축과 함께 점진적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신규 프로젝트 본격 가동…2027년 이후 공급 과잉 본격화 전망
공급 측면에서는 북미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대규모 LNG 생산 프로젝트들이 본격 가동되며 해상 운송 시장의 운임 압박을 더욱 가중시킬 전망이다. 2027년 이후에는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LNG 생산이 대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서만 루이지애나의 플라퀴민(Plaquemines) LNG, 텍사스 코퍼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 3단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신규 LNG 터미널, 그리고 세네갈 해상 부유식 플랜트인 그레이터 토르투(Greater Tortue) 프로젝트 등이 일제히 가동되기 시작했다.
■ 미국發 공급 압력 지속…CP2 포함한 추가 물량 2030년까지 확대
특히 미국은 러시아산 가스가 사실상 유럽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대체 공급국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산 LNG가 유럽 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는 최소 2030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미드스케일(Midscale) 및 메가스케일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척 중이며, 코퍼스 크리스티 3단계 외에도 서던 에너지의 LNG 프로젝트, 커먼웰스(Commonwealth)의 CP2 등 주요 프로젝트가 연이어 최종투자결정(FID)을 받았다.
이 가운데 CP2는 상업운전 개시 시점이 다소 늦지만, 2030년까지 연간 3000만 톤 규모의 추가 공급을 확정한 상태다. 이로써 미국발 LNG 해상 물량은 5년 내 전 세계 해운 시장에 중대한 수급 충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해운사 전략 조정 불가피…수요 회복·계약 구조 다변화 필요
이 같은 상황에서 해운사들은 LNG 장기 계약 확대와 더불어, 비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요 다변화, 신흥 수입국 확보 전략에 나설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운임 회복세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특히 효율이 낮은 구형 선박은 가동률 저하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향후 2~3년간은 LNG선 신규 발주보다 기존 고효율 선박의 운용 전략 재조정이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한편, 2030년 이후 공급 확장이 실현될 경우, 운임은 구조적 저점에서 다시 ‘시장 균형 재편’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용어 설명 :
· Drewry(드류어리) =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해운‧항만 및 물류 시장 전문 조사·컨설팅 기관. 1970년 설립된 이후 국제 해상운송, 항만, 물류, LNG‧컨테이너 선박 시장 등 글로벌 해운산업 전반에 대한 심층 리서치와 시장전망,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드류어리는 선사, 항만운영사, 투자자,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정기 보고서, 데이터베이스, 맞춤형 컨설팅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와 솔루션을 제공하며, 해운업계에서 신뢰받는 시장분석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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