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싱가포르서 1100억원 규모 초고압 전력망 추가 수주

[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대한전선이 싱가포르에서 대규모 초고압 전력망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력을 재확인했다.

대한전선(대표이사 송종민)은 5일 공시를 통해 싱가포르 전력청(SP PowerAssets Limited)과 400kV 초고압 전력망 공급 및 설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규모는 약 1100억원에 달한다.

이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싱가포르로 송전하는 국가간 전력 연계 사업의 핵심 인프라다.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확장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되는 이번 사업에서 대한전선은 인도네시아 송전 전력을 싱가포르 서주롱섬 내 변전소로 공급하는 400kV급 초고압 지중 전력망을 풀 턴키 방식으로 구축한다.

풀 턴키는 전력망 설계부터 생산, 포설, 접속, 시험까지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고난도 사업 방식이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는 품질과 기술 신뢰성, 엔지니어링 역량 등에 대한 종합적이고 엄격한 평가가 이뤄진다. 특히 400kV는 싱가포르에서 운용되는 최고 전압으로, 턴키 사업자에게는 500kV에 준하는 기술력과 실적이 요구된다.

대한전선은 미국 등지에서 500kV 전력망을 공급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전선업체 중 유일하게 싱가포르에 400kV 전력망을 턴키로 공급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최근 발주된 400kV 턴키 프로젝트를 5회 연속 수주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했으며, 현재 싱가포르 400kV급 이상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싱가포르 초고압 전력망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수주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현지 주요 공급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만큼, HVDC 케이블 시스템과 해저케이블 등 전략 제품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한전선은 지난해에도 싱가포르 전력청이 발주한 230kV, 400kV 초고압 턴키 프로젝트 등 약 80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한 바 있다. 회사는 상반기 말 기준 역대 최고치인 2조 9000억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기록했으며, 국내외 시장에서 지속적인 수주 확대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