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이집트가 심화되는 천연가스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 확대 전략에 나섰다. 한때 ‘가스 순수출국’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었으나, 자국 내 생산 차질과 기술적 문제로 공급 여력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수입 의존도를 높이는 상황에 직면했다.
■ Blue Ocean Energy, 350억 달러 계약 체결
이집트 에너지 기업 블루 오션 에너지(Blue Ocean Energy)는 올해 8월, 리바이어던(Leviathan) 가스전 운영사인 셰브론(Chevron)과 350억 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리바이어던 가스전은 2010년대에 개발된 이스라엘의 대표적 심해 가스전으로, 요르단과 이집트에 안정적으로 가스를 공급해온 핵심 자원이다.
■ Zohr 가스전 한계… 수출국 꿈에서 수입국으로
이집트는 2015년 발견된 조르(Zohr) 가스전을 기반으로 2017년 개발에 돌입하며 천연가스 순수출국으로의 도약을 꿈꿨다. 그러나 운영상의 문제와 기술적 난관으로 생산량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에너지 균형이 무너졌다. 최근 들어서는 국내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고, 오히려 수입 의존도를 높이는 구조로 전환됐다.
■ FSRU 3기 추가 가동, 수입 인프라 확장
이집트 정부는 LNG 수입 확대를 위해 Ain Sukhna와 Damietta 지역에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FSRU, Floating Storage and Regasification Unit) 3기를 추가 가동할 예정이다. 해당 설비들은 3분기 말까지 가동에 들어가며, 수입 물량을 신속히 재기화해 내수 공급을 보강한다.
특히 내년 4분기에는 Ain Sukhna 인근 수메드(Sumed) 항에서 운영 중인 호에그 갈레온(Höegh Galleon)호를 대체할 호에그 간드리아(Höegh Gandria)호가 투입될 계획이다. 이는 재기화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입 체계를 갖추려는 전략적 조치다.
■ 이스라엘, 역내 수출국으로 부상
이스라엘은 타마르(Tamar)와 리바이어던(Leviathan) 가스전 개발 이후 자국 소비를 넘어서는 생산량을 확보하며 역내 주요 수출국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집트와 요르단에 대한 공급은 에너지 외교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며, 역내 에너지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이번 계약과 인프라 확충은 이집트가 국내 생산 불안정을 수입으로 메우는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동시에 LNG 수입국으로서의 전환은 국제 시장에서의 수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집트가 안정적 수급을 확보하지 못하면 중동·지중해권 LNG 트레이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향후 조르 가스전 회복 여부와 FSRU 인프라 확충 성과가 관건”이라고 진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