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정부는 최근 지중해, 나일 델타, 북부 시나이 지역의 6개 석유·가스 탐사 블록을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에게 할당했다
이집트 정부는 최근 지중해, 나일 델타, 북부 시나이 지역의 6개 석유·가스 탐사 블록을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에게 할당했다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이집트가 LNG 시장에서 ‘순수출국’ 지위를 잃고 ‘순수입국’으로 전환하면서 향후 수년간 대규모 LNG 조달에 나설 전망이다. 국내 가스 생산량 급감, 전력 수요 급증,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심화가 맞물리며 수입 필요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 EGAS, 2년 반 동안 290카고 확보…Saudi Aramco·Shell·Trafigura 공급

이집트 국영 가스기업 EGAS(Egyptian Natural Gas Holding Company)는 향후 2년 반 동안 LNG 290카고를 확보하기 위해 국제 메이저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사는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 셸(Shell), 트라피구라(Trafigura) 등 글로벌 LNG 트레이딩 강자들이 포함됐다.

이번 계약은 2024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이집트에 도입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전력 생산과 산업용 가스 공급 부족 문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집트는 내년 말까지 Hoegh Evi와 10년 장기 계약을 체결해 알렉산드리아(Alexandria) 인근에 부유식 저장·재기화설비(FSRU, Floating Storage and Regasification Unit)를 배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재기화 처리 능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LNG 수급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 국내 생산량 급감·전력난 심화…LNG 수입 확대 불가피

이집트는 과거 지중해 가스전(Zohr 등)의 개발로 LNG 순수출국 지위를 확보했으나, 최근 국내 가스 생산량 급감과 더불어 산업 부문과 가정용 전력망의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급률이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폭염 심화로 인한 냉방 전력 수요 폭증이 겹치면서 2023년 말부터 이미 자국 내 전력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 전문가들은 이집트가 2028년까지 LNG 추가 수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가장 큰 LNG 수입국 중 하나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 신규 탐사·개발로 자급률 회복 모색

이집트 정부는 장기적으로 국내 생산량 확대를 위해 총 13개 유전 및 가스전 광구(신규 탐사 6개 블록, 미개발 광구 7개 블록)에 대한 개발 입찰을 공고했다. 이번 입찰은 다국적 메이저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해 중장기적으로 자급률을 높이고 LNG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탐사부터 상업 생산까지 최소 4~6년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당분간 이집트의 LNG 수입 확대 기조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용어 설명 : ·

ㆍHöegh Evi(Energy Vector Infrastructure =Energy, Value, Innovation) = 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선도 해양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주로 LNG 운송과 부유식 저장 및 재기화 설비(FSRU) 운영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애칭을 Höegh LNG에서 Höegh Evi로 변경하며, LNG를 넘어 암모니아 및 수소와 같은 청정에너지 운송과 탄소 포집 및 저장(CCS) 인프라 구축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FSRU 함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빠르고 유연하며 비용 효율적인 해양 기반 에너지 솔루션을 통해 에너지 전환과 보안을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Höegh Evi는 이집트 국영 가스기업 EGAS와 10년간의 용선 계약을 체결해 2026년부터 수메드 항에서 최대 1,000백만 표준 입방피트/일 용량의 LNG 재기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유식 저장 및 재기화 유닛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처럼 Höegh Evi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혁신적인 해양 인프라를 개발하고 있다. 'Höegh' 명칭은 노르웨이 출신의 선주 기업가 Leif Høegh가 1927년에 설립한 회사에서 유래했다. Leif Høegh가 창업한 Leif Höegh & Co.는 국제 해운 산업에서 선구자로 자리 잡았고, 오랜 역사를 통해 해운과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다양한 혁신과 사업 다각화를 이어 왔다.

ㆍZohr(조흐르) 가스전 = 2015년 지중해 북부 연안에서 발견된 지중해 가스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슈퍼자이언트급 가스전. 이 가스전의 추정 매장량은 최대 30조 입방피트(약 850억 입방미터)에 이르며, 원유로 환산하면 약 55억 배럴에 달하는 규모로, 한국의 연간 석유 수입량의 5배 이상에 해당한다. 이 발견으로 이집트는 에너지 수입국에서 벗어나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에너지 허브로 부상하는 계기를 맞이했다. 조흐르 가스전 발견 이후 이집트는 동지중해 지역의 여러 국가들과 협력하며 '동지중해 가스포럼(EMGF)'을 구성해 가스 자원의 공동 개발과 수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과 키프로스, 요르단, 그리스 등과 협력하여 지역 내 천연가스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 중이다.
이집트 대통령 압둘팟타흐 시시는 조흐르 가스전 발견 당시 “우리가 골을 넣었다”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국의 에너지 독립과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 국내 가스 생산량 감소와 산업 및 가정용 전력 수요 급증으로 자급률은 다시 하락하는 추세이다. 조흐르 가스전은 이집트가 LNG 순수출국이자 에너지 허브 국가로 도약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으며, 중동과 유럽 에너지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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