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윤철순 기자] 집단에너지 사업의 미래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세미나에서 기후위기 시대에 집단에너지 산업이 생존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녹색전환(GX)과 인공지능전환(AX)이 제시됐다.

에너지 소비 구조에서 열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는 만큼, 단순히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만으로는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없다는 현실적 문제의식이 이번 논의의 출발점이 됐다.

한국자원경제학회(회장 조흥종)와 한국집단에너지협회는 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집단에너지 미래발전전략 세미나’를 열고, 4세대 저온 냉난방 기술, 재생·미활용 에너지 열원 활용, 디지털 트윈 기반 인공지능 기술 접목 등 미래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AI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 필요”
조홍종 회장은 “열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집단에너지 사업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에너지 최종소비에서 열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이고, 이 중 10%는 집단에너지가 담당하고 있다”며 “과학적 논증과 토론에 기반해 AI를 어떻게 고도화해 접목할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재동 세종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집단에너지 녹색전환(GX) 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고온 순환, 단일 열원 중심, 화석연료 의존 등 기존 집단에너지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며 저온열공급, 재생·미활용 열원, CCU(탄소 포집·활용), 열저장 기술을 필수 전략으로 제시했다.

정 교수는 “현재 전 세계 집단에너지 열원의 90%가 화석연료”라고 강조하며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선 재생에너지, 폐열, 대형 히트펌프 등 저탄소 열원으로의 급속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열손실이 낮고, 히트펌프 연계에 유리하며, 열병합 효율을 높이는 저온열공급 기술은 4세대 집단에너지의 핵심”이라고 설명하며 태양광·풍력 등 간헐적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을 열로 저장해 수요 시 활용하는 방식도 제안했다.

“집단냉방, 미래 생존 전략”
이는 ESS(에너지저장장치)와 유사한 방식으로, 미래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기후변화와 도시화로 난방 수요는 감소하고, 냉방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며 “집단냉방도 미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흡수·흡착식 등 열 기반 냉방기술을 활용하면 여름철 남는 열을 에너지로 바꾸는 수익 모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지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도 “국내 4세대 집단에너지 비중은 사실상 0%”라며 “저온 열원을 기반으로 하는 4세대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에너지 다변화와 열저장을 통한 계통 안정화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윤창열 GS파워 상무는 ‘AI 전환(AX) 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디지털 트윈 기반의 집단에너지 운영 시스템을 소개했다.

윤 상무는 “안양과 부천에만 열수송관이 1100km에 달하는데, AI와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유량·압력·온도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며 “열수송관 수명도 30년에서 최대 6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트윈 기술, 열 수송관 최대 60년 연장 가능”
이어 “한국형 에너지 데이터 스페이스 구축과 국제 표준 제정을 위한 산·학·관 협업이 절실하다”고 강조하며 에너지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에서 “열에너지를 제외한 채 전력 탈탄소화만 이야기하는 상황에선 탄소중립은 요원한 일”이라며 “집단에너지의 탄소중립 필요성을 국회와 산업부에 더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종에너지 중 약 27~28%가 집단에너지를 통해 공급되고 있다”며 이 분야의 탈탄소화 없이는 진정한 에너지전환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정부의 열요금 기준 개정 등 수익성 불확실성이 커지는 집단에너지 업계가 미래 기술을 통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실질적 논의의 장으로 평가됐다.

업계 안팎에선 4세대 시스템 도입과 AI 기술 접목이 집단에너지 생존 전략의 핵심축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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