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그리스는 전 세계 해운업계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국가다. 그리스 선주들은 세계 전체 상선 선복량의 약 17~20%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원유·가스 운반선 분야에서는 세계 1위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원유·석유제품 운반선 분야(탱커 선단)에서 세계 선복의 1/3 이상을 보유중이고 철광석, 석탄, 곡물 등 원자재 수송(벌크선 분야)을 주도하며 글로벌 교역의 핵심 축으로 기능한다. LNG·LPG 운반선은 최근 10년간 발주와 투자 확대를 통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 선사들은 해상 원자재 수송과 에너지 운송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국제 해운 시장의 가격 결정력과 기술 선택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탄소세 적용 확대 등으로 인해 선주들은 대체연료 전환, 에너지 효율 기술 도입, 친환경 선박 발주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그리스 선사들은 막대한 선박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규제 대응 전략의 선두 그룹으로 분류되며, 이들의 움직임은 글로벌 조선·해운산업 전반에 파급력을 가진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선급(KR)이 그리스 현지에서 기술세미나와 로드쇼를 개최하고, Danaos·Tsakos 등 대형 선사와 협력 논의를 진행한 것은 단순한 홍보 차원을 넘어 산업 전략적 포지셔닝을 의미한다.
그리스 선주들은 한국 조선소의 핵심 고객이다. LNG선·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첨단 선박 발주는 대부분 한국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에 몰려 있다. KR의 기술 지원은 곧 한국 조선업계 수주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
KR이 제안한 △대체연료 경제성 평가 △바이오연료 규제 대응 △탈탄소 플랫폼(PILOT·POWER) 등은 선주들의 규제 대응 전략에 직접 반영될 수 있는 실질적 솔루션이다. 이는 KR이 단순 인증기관을 넘어 ‘탈탄소 시대의 기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이다.
그리스 선사들과의 협력은 곧 글로벌 선급 경쟁에서 KR의 발언권 강화로 이어진다. 선박 설계와 규제 해석에서 그리스 선사들의 입장은 국제 논의에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KR이 이들과 협력해 해법을 제시한다는 것은 국제 규제·기술 표준화 과정에 한국의 영향력을 반영할 수 있는 창구가 된다.
그리스는 세계 해운업계의 수요자이자 투자자 중심에 서 있으며, 한국은 공급자이자 기술 제공자 중심에 서 있다. 이번 KR의 활동은 "수요와 공급을 잇는 다리"라는 의미를 가진다. 즉, 한국 조선·해운 기술력이 그리스 선주들의 투자 전략과 결합될 때, 국제 해운 탈탄소 전환의 흐름에서 한국이 주도적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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