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HD현대삼호, 암모니아 추진선 안전기술 개발 착수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KR(한국선급)과 HD현대삼호가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꼽히는 암모니아 추진선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공동 연구에 나섰다. 양사는 9월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고 있는 ‘가스텍 2025(Gastech 2025)’에서 「암모니아 연료추진선박의 이중관 환형 공간 내 청수 순환시스템」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차세대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독성과 부식성 때문에 선박 설계 및 운항 과정에서 안전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연료 배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누출은 대기 중 확산 시 치명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업계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이번 공동개발은 암모니아 연료 배관의 이중관 구조를 활용하는 혁신적 방식에 초점이 맞춰졌다. 배관 안쪽과 바깥쪽 사이의 환형 공간에 청수를 순환시켜 만일의 누출 시 이를 즉각 희석·차단하고, 동시에 배관의 내구성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개발 과정에서 HD현대삼호는 설계 및 제작을 맡고, KR은 시스템의 안정성을 검증한다. 공동개발이 완료되면 HD현대삼호는 해당 기술을 자사 암모니아 추진선 설계에 적용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KR은 국제해사기구(IMO)에 안전 기준 제정을 제안하며 국제 표준화 작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심학무 HD현대삼호 전무는 “이번 공동 개발은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으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KR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규진 KR 상무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의 핵심 안전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게 됐다”며 “향후 국제 규제 마련 과정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암모니아 추진선 도입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던 ‘안전성 문제’가 해소되며, 글로벌 해운업계의 탈탄소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