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의 초대형 유조선 VLCC가 운항하고 있다./HMM제공
HMM의 초대형 유조선 VLCC가 운항하고 있다./HMM제공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그리스는 여전히 세계 해운시장의 ‘심장부’다. 전 세계 상선 선복의 약 20%를 보유하고, 원유·가스·벌크 화물 운송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스 선주들의 발주와 투자 방향은 국제 해운업계의 흐름을 좌우하며, 조선·에너지 시장 전반에도 파급력을 미친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선급(KR)이 최근 그리스 현지에서 기술세미나와 로드쇼를 개최하고, Danaos·Tsakos 같은 글로벌 대형 선사들과 탈탄소 해법을 직접 논의한 것은 단순한 영업 활동을 넘어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한국 조선소의 핵심 고객인 그리스 선주들과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일은 곧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국제 규제와 기술 표준 설정 과정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KR은 이번 행사를 통해 인증기관을 넘어 ‘탈탄소 시대의 기술 파트너’라는 새로운 위상을 구축했다. 대체연료 경제성 평가, 바이오연료 규제 대응, 디지털 플랫폼(PILOT·POWER)과 같은 솔루션은 선주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면서, 한국 기술이 글로벌 해운 탈탄소 전환의 중심에 있음을 보여줬다.

KR의 행보는 “세계 해운의 수요 중심지인 그리스와, 공급 중심지인 한국을 잇는 다리”를 놓았다는 데 본질적 의미가 있다. 한국의 기술력과 그리스 선주들의 자본·운항 경험이 결합된다면, 국제 해운의 탈탄소 전환에서 한국이 한발 앞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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