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건조한 200번째 LNG운반선인 SK해운사의 ‘레브레사(LEBRETHAH)’호 운항 모습/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건조한 200번째 LNG운반선인 SK해운사의 ‘레브레사(LEBRETHAH)’호 운항 모습/한화오션 제공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다시 ‘질적 전환’에 나섰다.

글로벌 발주량 감소와 지정학적 변수, 환경 규제 강화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하는 가운데, 국내 조선 빅3(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는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이어진 장기 저가 수주 경쟁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2021년부터다. 팬데믹 이후 급감했던 해운 수요가 반등하고, 국제 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LNG선 등 고부가 선박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국내 조선사들은 수주 잔량 기준 3년치를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수익성 높은 선종 비중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전년 대비 54% 감소했으나, 국내 조선사들은 487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수주하며 전체의 25%를 점유했다. 이는 수익성이 높은 선종에 집중해 매출과 이익 방어에 성공한 사례로 해석된다.

■ LNG·가스운반선 집중… 고수익 포트폴리오 확립 가속

특히 주목할 점은 조선사들의 수주잔량 중 LNG·LPG·에틸렌 등 가스운반선의 비중이 70%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벌크선 위주 수주 구조에서 LNG·가스선 중심으로 재편된 결과이며, 업계 관계자는 “LNG선은 선가가 최소 10% 이상 비싸고, 공정도 까다로워 수익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화오션의 경우 LNG운반선 수주잔량 비중이 6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와 8,694억 원 규모의 LNG선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조선사들이 글로벌 가스 공급망 확대에 있어 핵심적 생산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수주 절벽’ 우려 속 ESG 흐름 타고 반등… “질적 경쟁 우위 확보가 핵심”

업계는 조선 수요 감소 속에서도 고부가 선박 발주가 꾸준히 이어지는 구조를 “수주 절벽보다는 수주 전환”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즉 양적 경쟁에서 질적 경쟁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된 셈이다.

실제로 클락슨리서치(Clarksons Research)는 “선박 발주 감소는 단기적 현상”이라며 “ESG 기반의 에너지 구조 전환과 해양운송 최적화 흐름에 따라, 가스운반선과 친환경 연료 추진선의 수요는 향후 10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 ‘BIG3’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LNG선, LPG선, 메탄올 추진선 등 고부가 선종 수주에 집중하며, 단순 수주량보다 매출 대비 수익성 확보를 목표로 하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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