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캐나다 60조원 잠수함 사업 결선 진출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한화오션이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에서 최종 결선 진출에 성공하며 한국 조선·방산 산업의 위상을 또 한 번 높였다.

한화오션(대표이사 김희철 사장)은 26일 캐나다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조달 사업(CPSP)에서 숏리스트(Short List·적격 후보)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현재 보유 중인 영국제 빅토리아급(2400톤)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3천톤급 잠수함 12척을 새로 도입할 계획으로, 총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에 이른다.

이번 사업에는 프랑스 나발그룹(Naval Group), 스페인 나반티아(Navantia), 스웨덴 사브(Saab) 등 유럽 방산 강자들이 경쟁에 나섰으나, 한화오션은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와 함께 최종 2파전에 올랐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장보고-Ⅲ 배치(Batch)-Ⅱ’급 잠수함은 디젤추진 체계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춘 모델로 평가된다.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3주 이상 잠항이 가능하며, 최대 7000해리(약 12900km)를 항해할 수 있다. 또한 태평양·대서양·북극해 등 광활한 작전환경에 최적화됐고, 수직발사관을 통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운용 능력까지 갖춰 비대칭 전력으로 주목받는다.

한화오션은 단순한 기술 제안에 그치지 않고 빠른 납기, 검증된 운용 경험, 현지화 전략, 유지·정비(ISS) 역량을 앞세워 캐나다 해군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회사 측은 기존 9년가량 소요되던 잠수함 납기를 6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지난해 영국 밥콕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캐나다 대표 방산·기술 기업인 CAE, 블랙베리(BlackBerry), L3 해리스 맵스(L3 Harris MAPPS) 등과 MOU를 맺으며 현지화 기반을 다져왔다. 이는 단순 수출을 넘어 군수지원·유지보수까지 포함하는 장기적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성과는 향후 폴란드의 ‘오르카 프로젝트’(잠수함 3척, 최대 8조원 규모)를 비롯한 글로벌 수출전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캐나다와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서 최종 후보에 오른 성과는 유럽 및 중동의 잠수함 수출전에서도 한화오션의 신뢰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해외사업단장(부사장)은 “정부와 국회, 군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이뤄낸 성과”라며 “이번 숏리스트 진입을 발판 삼아 반드시 최종 수주에 성공해 한국 해양방산의 새 역사를 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