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윤철순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동 ‘평화의 공원’ 한가운데는 독특한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하얀 인조대리석 외벽에 바람개비 형태로 설계된 이 건물은 단순한 전시관이 아니다. 바로 대한민국 최초의 에너지자립 공공건축물인 ‘서울에너지드림센터(SEDC)’다.
시민들의 일상 가까이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친환경 에너지의 미래를 실천하고 있는 이곳은 지금껏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그러나 반드시 알아야 할 공간이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드림센터)는 2012년 12월12일 개관했다. 2007년 서울시가 수립한 친환경 에너지 정책 일환으로 계획된 이 센터는 ‘에너지 제로하우스’라는 이름 아래 출범했다.
도시의 60% 에너지를 사용하는 건물 분야에서의 혁신 없이는 지속가능한 미래가 어렵다는 판단에서 서울시는 새로운 공공건축의 모델을 직접 제시하기로 한 것이다.
건축 설계는 세계적 연구기관인 독일 프라운호퍼(Fraunhofer-Gesellschaft)와 미국 파슨스 브링커호프(Parsons Brinckerhoff)가 맡았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총면적 3777㎡에 달하는 이 건물은 70%의 에너지 사용을 건축적 요소인 ‘패시브 시스템’으로 줄이고 나머지 30%는 태양광·지열 같은 ‘액티브 시스템’으로 채우는 진정한 제로에너지 건물이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시민 참여 공간"
태양광 발전 설비(272.16kW), 지열 냉난방(112kW), 삼중유리창호, 고효율 단열재, 자동조명제어,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 모든 기술이 이 한 곳에 집약돼 있다.
센터의 역할은 단순한 친환경 건축 시범이 아니다. 이곳은 환경교육과 체험이 어우러지는 시민 참여형 공간이기도 하다.
1층 ‘에너지드림관’에서는 서울시의 에너지정책과 에너지 이용에 따른 인류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2층 ‘녹색테마전시관’은 기획 전시와 신재생에너지 기술 제품 전시 공간으로 활용된다. 3층 ‘커뮤니티관’에서는 연중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태양광 자동차 만들기’, ‘에너지 런닝맨’, ‘태양의 놀이터’에서의 놀이형 체험, 하루 네 차례 진행되는 전시해설 투어까지. 시민들은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에너지와 환경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일부 체험은 유료로 운영된다. 최대 30명까지 단체 체험이 가능해 학교, 단체 방문도 활발하다. 특히 야외에는 ‘쏠라파인’, ‘쏠라미스트’ 같은 태양광 활용 체험물이 조성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는 가족 방문객에게 인기다.
2020년 이 공간이 조성된 이후 시민들이 에너지를 보다 체감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개관 이후 센터는 다양한 수상 이력을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2016년에는 환경부로부터 ‘우수환경교육프로그램 지정기관’으로 선정됐고, 같은 해 아시아·태평양 그린빌딩어워드에서 공공부문 수상이라는 쾌거도 이뤘다.
또 2021년 환경교육 유공 환경부 장관상, 2023년 한국생활환경학회 학술상, 2024년 서울형 저탄소건물 선정 등 꾸준히 의미 있는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특히 2018년 획득한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 3등급(ZEB 3)’은 기존 건물 중 최초로, 본인증 최고 등급을 받은 기록이다.
이는 서울에너지드림센터가 단순한 전시체험 공간을 넘어 실질적인 에너지 절감과 지속가능성 실현의 롤모델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센터는 지금도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날로 커지는 지금, 에너지 효율과 자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다. 이에 센터는 단지 기술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과 함께 변화의 주체가 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오염의 땅' 위 건물...과거, 미래, 현재 공존하는 곳"
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다양한 시민 대상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에너지 문제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실내외 체험, 교육, 연구, 기획전시 등은 모두 시민 참여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서울시가 바라는 ‘에너지 자립도시’의 청사진을 현실화하는 중요한 밑그림이 된다.
센터의 상징성은 입지에서도 드러난다. 이곳은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난지도에 조성된 평화의 공원 안에 위치한다. 인근에는 하늘공원, 노을공원, 월드컵공원, 난지한강공원, 난지캠핑장이 자리하고 있으며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도보로 접근이 가능하다.
오염의 상징이던 땅 위에 세워진 에너지 자립형 친환경 건축물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곳이다. 서울시가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려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상징이자 우리 모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없이 보여주는 살아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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