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서부 캐나다의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지며, 생산업체들이 잇따라 감산과 가동 중단에 나섰다. 이는 계절적 파이프라인 정비와 함께, 브리티시컬럼비아(British Columbia) 해안에 건설 중인 LNG 캐나다(LNG Canada) 터미널의 가동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발생한 전형적인 공급 과잉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 AECO 현물가, -80센트까지 하락…10년 만의 최저
캐나다 대표 가스 허브인 AECO 일일 현물 가격(AECO spot price)은 9월 들어 GJ당 -0.55~ -0.80달러(-55~ -80 cents/GJ) 범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0년간 기록된 가격 중 최저 수준으로, 가스 생산업계에 전례 없는 충격을 주고 있다.
현물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는 것은 생산업체가 오히려 가스를 내보내기 위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는 단순한 가격 하락을 넘어 수급 불균형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 공급 과잉과 LNG 프로젝트 지연의 이중 악재
서부 캐나다 지역은 계절적 파이프라인 정비가 이뤄지는 시기와 맞물려, 저장시설에 가스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여기에 기대를 모았던 LNG 캐나다 프로젝트(LNG Canada project) 의 가동이 늦어지면서 수출길이 막혔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규모의 LNG 수출 인프라 중 하나로, 정상 가동될 경우 서부 캐나다 가스의 주요 수요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 왔다. 하지만 본격적인 상업 가동 시점이 올해 하반기로 미뤄지면서, 그 사이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가격이 급락했다.
현재 서부 캐나다 가스 비축량은 약 520Bcf(Billion cubic feet, 5200억 입방피트) 로, 최근 5년 평균보다 2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는 향후 수개월간 시장을 짓누를 잠재적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 가격 반등 가능성은?
시장 전문가들은 LNG Canada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면 서부 캐나다의 할인 폭이 점차 줄어들고, 가격 변동성 역시 완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글로벌 LNG 수요가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동 지연이 이어질 경우 캐나다산 가스의 구조적 공급 과잉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이번 AECO 가격의 마이너스 전환은 단순한 계절적 현상이 아니라, 향후 북미 천연가스 수급 구조와 국제 LNG 공급망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로 평가된다.
- 글로벌 LNG 해운시장, 2027년 변곡점…대규모 발주 러시 예고
- 우드사이드 에너지, 미국서 LNG 운반선 신조 발주 검토…최대 20척 규모
- Sempra, 140억 달러 Port Arthur LNG 2단계 FID
- Texas LNG, Gunvor와 20년 계약 체결
- [기자수첩] 갯지렁이(Cheniere)
- 2030년 한국 LNG 벙커링, 동북아 허브로 도약할까
- 천연가스 시장, 민간 참여 확대가 해법 될까
- Woodside, 175억 달러 Louisiana LNG 프로젝트 가속
- ADNOC, 190억 달러 Santos LNG 인수 철회
- 美 CP2 LNG 프로젝트, 151억 달러 파이낸싱 완료… 글로벌 역대 최대 규모
- JERA, 17억 달러 미국 셰일가스 자산 인수 임박
- [이슈] 캐나다 천연가스 가격, 사상 최저 수준…생산업체 감산 불가피
- MidOcean, Petronas의 LNG Canada 지분 인수
- 캐나다 OCedar LNG, 송전선 대체 회랑 착수·액화 능력 상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