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업이 독자적으로 넷제로를 실현하기에는 아직 시장과 정책 환경 모두에서 실효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픽사베이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유럽을 대표하는 에너지 기업들이 잇따라 청정에너지 사업을 철수하거나 감축하고 나서며, 야심차게 내세웠던 넷제로(net-zero) 공약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정에 나서고 있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Equinor)는 최근 2030년까지 전체 자본 지출의 절반 이상을 재생에너지 및 저탄소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철회했다. 이는 회사가 처음으로 해상풍력 사업에서 손을 뗀 결정과 함께 발표됐으며, 특히 베트남 해상풍력 프로젝트 철수는 해당 국가의 녹색 전환 계획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힌 것으로 평가된다.

에퀴노르 CEO 안데르스 오페달(Anders Opedal)은 “에너지 전환은 시작됐지만, 고수익 성장 기회는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독일 RWE와 함께 추진하던 노르웨이-독일 수소 파이프라인 사업도 수요 부족과 제도 미비를 이유로 중단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업은 연간 10GW 규모의 블루수소를 독일로 수출하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였으나, 결국 좌초됐다.

셸(Shell)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셸은 해상풍력 분야에서의 신규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으며, 기존 전력 사업부를 분할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셸 대변인은 “새로운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주도하지는 않겠지만, 상업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는 전력 구매 계약(offtake)이나 지분 투자에는 열려 있다”고 밝혔다.

셸은 이와 함께 노르웨이 서부에 계획 중이던 저탄소 수소 플랜트 건설 계획도 백지화했다. 이는 수요 부진을 이유로 한 조치이며, 셸 대변인은 “블루수소에 대한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프로젝트를 더는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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