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캐나다가 대서양 연안을 거점으로 LNG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
카타르와 미국의 시장 점유율 확대, 건설 비용 급등, 환경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사업성에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LNG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본 비용은 단일 터미널당 100억 달러를 초과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 강한 기반은 있지만 LNG는 '약한 고리'
2024년 기준 캐나다는 하루 약 370만 배럴의 원유와 81억 입방피트(Bcf/d)의 천연가스를 수출하며 세계 4위의 원유 생산국, 5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중 96%는 미국으로 수출되며, 파이프라인 중심의 기존 인프라는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LNG 수출 실적은 미미하다. 현재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건설 중인 브리티시컬럼비아 키티맷의 'LNG 캐나다(LNG Canada)' 터미널만이 본격 상업화 단계에 근접해 있으며, 첫 수출은 2025년 중반으로 예상된다.
■ 대서양 연안 프로젝트, 현실은 지지부진
대서양 캐나다의 대표적인 프로젝트였던 피에라이데에너지의 골드보로 LNG(Goldboro LNG), 레프솔의 세인트존 LNG(Saint John LNG)는 잇단 비용 상승과 규제 장벽, 투자 철회로 추진이 지연되거나 취소됐다.
최근 철강 가격 상승, 숙련 인력 부족, 원자재 공급난 등 공급망 문제로 인해 건설비용은 2021년 대비 20~30% 상승했다. 여기에 캐나다 특유의 환경 평가와 원주민 협의 절차가 더해지며 승인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 카타르의 저비용 공세와 미국의 규모 경쟁
2024년 카타르는 연간 약 8000만 톤(MTPA)의 LNG를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의 약 20%를 차지했다. 특히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North Field Expansion)'를 통해 2027년까지 1억2600만 톤으로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카타르의 평균 생산원가는 MMBtu당 0.50달러 수준으로, 캐나다 대서양 프로젝트의 예측 원가(14~16달러/MMBtu)를 크게 밑돈다.
미국도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2024년 미국은 9,100만 톤의 LNG를 수출하며 세계 1위에 올랐고, 5,000만 톤 이상의 추가 생산설비도 건설 중이다. 셰니어(Cheniere), 프리포트(Freeport) 등 걸프 연안의 터미널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간소한 규제 환경, 대서양 항로 인접성 등의 이점을 지닌다.
특히 미국산 LNG는 계약 유연성, 즉 목적지 제한이 없는 '데스티네이션 프리(Destination-Free)' 형태로 유럽 및 아시아 구매자들에게 선호된다. 캐나다는 규제 리스크와 자금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이 같은 계약 조건을 제시하기 어렵다.
■ 캐나다 LNG, 돌파구는 있는가
그렇다고 해서 캐나다의 LNG 야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소형 모듈형(Modular) LNG 설비 개발 △극지방 및 벙커링용 틈새시장 공략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 접목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CCS는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지만 초기 투자비가 크고, 수익성 회수 기간이 길다는 점이 단점이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규제 단축, 세제 혜택, 공공투자 유도 등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카타르가 2030년까지 공급 계약을 선점하는 가운데, 캐나다가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 '창구는 좁아지고, 비용은 올라간다'
글로벌 LNG 시장이 '공급자 우위'에서 '구매자 우위'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캐나다 대서양 LNG는 가격경쟁력과 타이밍 모두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기존 원유·가스 수출의 성공 사례와 달리, LNG 분야는 후발주자로서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지금이야말로 전략 재정비와 전향적 선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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